회의 개수를 줄이기보다 흩어진 배치를 모으는 쪽이 먼저였습니다
3줄 요약
- 회의가 많아서 힘든 게 아니라, 같은 시간이 하루 종일 흩어져 있어서 힘들었습니다.
- 실험 연구에서 회의의 개수·길이와 함께 하루 안의 분산(dispersion)이 그날에 대한 기대를 떨어뜨렸고, 과업이 복잡한 날에는 분산의 영향이 더 커졌습니다.
- 지울 회의를 찾기 전에 2주치 캘린더를 표로 옮기고 최장 집중 블록이 몇 분인지부터 재 보시면 됩니다.
지난달 스프린트 중간에 팀원 한 명이 슬랙으로 이렇게 물었습니다. "리드님, 오늘 회귀 돌릴 시간이 나긴 할까요?" 캘린더를 열어 보니 그 사람의 하루에 회의가 다섯 개 박혀 있었습니다. 총 세 시간. 나머지 여섯 시간은 비어 있었는데, 30분·60분·2시간·60분 조각으로 잘려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까지 그 사람이 회의가 많다고만 생각했습니다.
이 문제를 손보려면 갈래가 셋입니다. 회의 개수를 줄이는 것, 회의 배치를 바꾸는 것, 회의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바꾸는 것. 저는 관성대로 첫 번째부터 시작했고, 지울 회의를 못 찾아서 2주쯤 제자리에 있었습니다.
결론부터 적겠습니다. 저희 팀에서 효과가 먼저 나온 것은 배치였습니다. 정확히는 QA 정기 회의를 오후 한 블록으로 몰고, 정시 종료를 리드의 일로 정하고, 의제를 하루 전에 배포한 세 가지입니다. 회의 총량은 거의 그대로인데 오전이 통째로 돌아왔습니다. 아래에 무엇을 어떻게 재고 어디서 막혔는지 순서대로 적었습니다.
1. 캘린더를 열어 놓고 지울 회의를 찾다가 손을 놓았습니다
감이 아니라 표로 옮기는 데서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회의를 30퍼센트 줄이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무엇을 줄일지 정하려니 근거가 없었습니다. 회의가 많다는 감각은 있는데, 몇 개가 몇 분인지는 아무도 몰랐습니다. 그래서 팀원 네 명의 2주치 캘린더를 손으로 표에 옮겼습니다. 자동화하고 싶은 유혹이 있었지만, 회의 이름만으로는 성격을 알 수 없어서 결국 사람이 한 줄씩 판단해야 했습니다. 네 명 2주치가 대략 70줄쯤 됐고 한 시간 반 걸렸습니다.
| 성격 | 주당 건수(팀 합계) | 주당 시간 | 참석자 중 QA |
|---|---|---|---|
| 스프린트 의식(계획·데일리·회고) | 22 | 7시간 30분 | 4명 전원 |
| 릴리스 관련(빌드 점검, 배포 승인) | 6 | 3시간 | 1~2명 |
| 스펙 리뷰·킥오프 | 5 | 4시간 | 1~2명 |
| 1:1(리드와) | 4 | 2시간 | 1명 |
| 부서 공유·전사 | 3 | 2시간 30분 | 4명 전원 |
| 임시 소집(장애·긴급 확인) | 4~9 | 2~5시간 | 유동 |
지울 후보가 하나도 안 나왔습니다
표를 다 채우고 나서 지울 것을 골라 보려는데 손이 멈췄습니다. 데일리는 못 없앱니다. 릴리스 점검은 사고가 나면 그 자리에서 판단해야 합니다. 스펙 리뷰에 QA가 빠지면 나중에 두 배로 돌려받습니다. 1:1은 제가 줄일 자격이 없다고 봤습니다. 전사 공유는 제 권한 밖입니다.
이 지점에서 제가 원래 하려던 접근이 틀렸다는 걸 알았습니다. 저는 "회의는 낭비"라는 전제에서 출발했는데, 표에 남은 것들은 대부분 누군가 필요해서 만든 자리였습니다. 낭비를 찾는 눈으로는 더 볼 것이 없었습니다.
돌아보면 이 전제가 어디서 왔는지도 짐작이 갑니다. 회의를 줄였다는 이야기는 성과처럼 들립니다. 숫자로 보고하기도 쉽습니다. 주 22건에서 15건으로 줄였다고 쓰면 무언가 개선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그 7건이 사라진 뒤에 누가 무엇을 대신 부담하는지는 그 숫자에 안 남습니다. 저는 이 숫자를 만들고 싶어서 2주를 썼고, 결국 못 만들었습니다. 못 만든 게 다행이었다고 지금은 생각합니다.
다시 보니 눈에 걸린 건 시각이었습니다
그래서 같은 표를 시각 순으로 다시 정렬했습니다. 그때 보인 것이 앞에서 말한 조각입니다. 회의 총량은 하루 세 시간 남짓인데, 09:30·11:00·13:30·15:00·17:00처럼 고르게 퍼져 있었습니다. 남은 시간은 분명히 여섯 시간인데, 한 번에 두 시간 이상 앉아 있을 수 있는 구간이 하루에 한 번뿐이었습니다.
2. 근거를 찾아보니 문제는 개수가 아니라 배치였습니다
하루 안의 분산을 따로 다룬 연구가 있었습니다
제 관찰이 저희 팀만의 착각인지 확인하고 싶어서 자료를 찾았습니다. 회의 연구 쪽에는 개수와 길이를 다룬 것이 많은데, 하루 안에서 회의가 얼마나 퍼져 있는지를 변수로 따로 놓은 연구는 최근에 나왔습니다. Kreamer와 Rogelberg의 Starting Your Day with Dread or Excitement?라는 논문이고, 정규 근무 직원에게 가상의 하루 일정표를 여러 개 보여 주고 그날에 대한 기대를 물은 실험입니다.
결과는 이렇습니다. 회의가 많고 길고 하루에 흩어져 있는 일정을 본 사람들은 그날에 대한 긍정적 감정과 생산성 기대가 함께 낮아졌습니다. 그리고 그날 해야 할 과업이 복잡할 것으로 예상되는 조건에서는 길이와 분산의 부정적 효과가 더 커졌습니다. 개인차도 있었습니다. 업무 중단에 잘 버티는 성향이 낮은 사람이 흩어진 일정에 더 크게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 연구가 말하지 않는 것도 적어 둡니다
다만 이 실험은 실제 하루를 보낸 뒤의 결과가 아니라, 일정표를 보고 예상한 감정과 생산성을 물었습니다. "이런 하루를 보면 사람들이 어떻게 예상하는가"에 대한 근거이고, "실제로 산출물이 줄었다"는 근거는 아닙니다. 저는 이 차이가 실무에서 오히려 유용하다고 봅니다. 팀원이 아침에 캘린더를 열었을 때 드는 감정이 그날 태도의 출발점이기 때문입니다. 제 팀원이 슬랙으로 물어본 것도 정확히 그 시점이었습니다. 하루가 시작되기 전에 이미 "오늘은 안 되겠다"는 판단이 서 있었습니다.
과업 복잡도가 조건으로 들어갔다는 점도 QA 일과 잘 맞습니다. 테스트 케이스를 스무 개 실행하는 일은 중간에 끊겨도 다시 붙이기가 쉽습니다. 반면 실패한 케이스의 원인을 좁혀 가는 일이나 자동화 스위트의 불안정한 구간을 찾는 일은 머릿속에 세워 둔 가설이 여러 개 있어야 진행됩니다. 40분 뒤에 회의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상태에서는 그 가설을 세우는 것부터 시작하지 않게 됩니다. 저는 이걸 "짧은 구간 회피"라고 부릅니다. 시간이 부족해서 못 하는 게 아니라, 부족할 것을 알기 때문에 시작을 안 하는 쪽입니다.
나머지 조건들은 미팅 과학 리뷰에서 챙겼습니다
배치만 고치면 되는지 확인하려고, 회의 연구 30년을 정리한 Thirty Years of Meeting Science를 읽었습니다. 오픈액세스라 전문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제가 챙긴 것을 표로 옮겼습니다. 각 항목은 리뷰가 인용한 개별 연구의 결과이고, 저는 리뷰의 서술을 그대로 따랐습니다.
| 항목 | 리뷰가 정리한 방향 | 제가 바꾼 것 |
|---|---|---|
| 하루 안의 분산 | 개수·길이와 함께 그날 기대를 낮춤 | 오후 한 블록으로 모음 |
| 정시 종료 | 초과 종료보다 회의 품질 지각이 높음 | 종료 3분 전 알람을 리드가 책임 |
| 의제 사전 배포 | 기대 관리와 품질 지각이 개선됨 | 하루 전 배포, 없으면 취소 |
| 지각 | 효과성 저하에 더해 지각자에 대한 반감·처벌 행동을 유발 | 시작 시각을 정시 대신 5분 뒤로 |
| 리더의 기분 | 리더의 기분이 참석자 집단 정서로 전이됨 | 장애 대응 직후 회고 금지 |
| 과잉 초대 | 참여와 효과성을 떨어뜨림 | 참석자 목록을 매 스프린트 재검토 |
| 초대받지 못한 사람 | 초대 자체가 조직 내 자기 가치의 신호가 되기도 함 | 회의록을 비참석자에게 공유하고 의견 요청 |
이 표에서 제가 예상하지 못한 항목은 마지막 줄이었습니다. 참석자를 줄이는 것만 생각했는데, 초대에서 빠진 사람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3. 세 가지만 바꿨습니다
한 번에 다 바꾸면 무엇이 효과가 있었는지 알 수 없어서, 2주 간격으로 하나씩 넣었습니다.
배치 — QA 정기 회의를 오후로 몰았습니다
가장 먼저 한 것은 제 권한 안에 있는 회의만 옮기는 일이었습니다. QA 내부 회의, 자동화 진행 점검, 1:1이 대상이었습니다. 전부 14시 이후로 옮기고 붙여 놨습니다. 오전은 비웠습니다.
측정은 이 스크립트로 했습니다. 회의 개수와 총시간만 보면 안 보이는 것을 드러내려고 만들었습니다.
# 하루 캘린더에서 "회의 사이에 남은 집중 블록"을 계산합니다.
# 회의 개수·총시간만 보면 놓치는 것을 드러내려고 만들었습니다.
from datetime import datetime
WORKDAY = ("09:00", "18:00") # 근무 시간
MIN_FOCUS = 50 # 이 분(min) 이상 비어 있어야 "집중 블록"으로 셉니다
def t(s):
return datetime.strptime(s, "%H:%M")
def analyze(meetings, workday=WORKDAY, min_focus=MIN_FOCUS):
day_s, day_e = t(workday[0]), t(workday[1])
ms = sorted((t(a), t(b)) for a, b in meetings)
# 겹치는 회의는 하나로 합칩니다(이중 예약 방어)
merged = []
for s, e in ms:
if merged and s <= merged[-1][1]:
merged[-1] = (merged[-1][0], max(merged[-1][1], e))
else:
merged.append((s, e))
# 회의 사이 빈 구간을 모읍니다
gaps, cur = [], day_s
for s, e in merged:
if s > cur:
gaps.append((cur, s))
cur = max(cur, e)
if cur < day_e:
gaps.append((cur, day_e))
mins = lambda a, b: int((b - a).total_seconds() // 60)
focus = [g for g in gaps if mins(*g) >= min_focus]
return {
"회의수": len(merged),
"회의총시간(분)": sum(mins(s, e) for s, e in merged),
"집중블록수": len(focus),
"최장집중블록(분)": max([mins(*g) for g in gaps], default=0),
"집중가능시간(분)": sum(mins(*g) for g in focus),
}
if __name__ == "__main__":
흩어진_날 = [("09:30","10:00"), ("11:00","11:30"), ("13:30","14:00"),
("15:00","16:00"), ("17:00","17:30")]
모은_날 = [("14:00","14:30"), ("14:30","15:00"), ("15:00","16:00"),
("16:00","16:30"), ("16:30","17:00")]
for 이름, 표 in (("흩어진 날", 흩어진_날), ("모은 날", 모은_날)):
print(이름, analyze(표))
두 일정의 회의 총시간은 똑같이 180분입니다. 결과는 이렇게 나옵니다.
| 지표 | 흩어진 날 | 모은 날 |
|---|---|---|
| 회의 개수(병합 후) | 5 | 1 |
| 회의 총시간 | 180분 | 180분 |
| 집중 블록 수(50분 이상) | 4 | 2 |
| 최장 집중 블록 | 120분 | 300분 |
| 집중 가능 시간 합계 | 300분 | 360분 |
같은 세 시간을 쓰면서 최장 집중 블록이 두 시간에서 다섯 시간이 됩니다. 저는 이 표를 팀에 보여 주는 것으로 설명을 끝냈습니다. "회의를 줄이자"보다 훨씬 빨리 합의가 됐습니다. 아무도 무언가를 포기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대 의견도 있었습니다. 한 명은 오후에 회의가 몰리면 그날 남은 작업을 회의 뒤로 미루게 되어 야근이 늘 것 같다고 했습니다. 타당한 걱정이라서 첫 2주는 오전 블록으로도 시험해 봤습니다. 결과적으로 오후 쪽이 나았습니다. 오전에 몰면 오후 늦게 나온 이슈를 다음 날 아침 회의까지 들고 가야 했고, 그게 더 불편했습니다. 이 판단은 릴리스 주기와 배포 시각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팀마다 두 방향을 다 시험해 보는 편이 낫습니다.
종료 — 정시 종료를 리드의 일로 정했습니다
배치를 모으고 나니 새 문제가 생겼습니다. 회의가 붙어 있으니 앞 회의가 5분 넘기면 뒤 회의가 연쇄로 밀렸습니다. 그래서 종료 3분 전에 제가 알람을 켜고, 남은 논의는 "누가 언제까지"만 정해서 회의를 닫기로 했습니다. 이건 규칙이라기보다 대사 문제였습니다. 처음엔 말을 끊는 게 어색해서 몇 번 놓쳤고, 아래 문장을 미리 적어 두고 나서야 됐습니다.
[종료 3분 전 — 리드가 읽는 문장]
"3분 남았습니다. 지금부터는 결론만 정리하겠습니다."
"이 건은 오늘 안 끝납니다. 담당은 ○○, 기한은 ○요일, 형태는 문서로 하겠습니다."
"더 이야기하고 싶은 분은 저와 따로 15분 잡겠습니다. 회의는 여기서 닫습니다."
[정시 종료 뒤 30초]
- 결정된 것 / 미뤄진 것을 각각 한 줄로 채널에 남깁니다
- 참석하지 않은 사람 중 영향받는 사람을 태그합니다
의제 — 하루 전 배포, 없으면 취소
마지막으로 넣은 것이 의제입니다. 규칙은 하나로 했습니다. 회의 시작 24시간 전까지 의제가 올라오지 않으면 그 회의는 자동 취소입니다. 이 규칙이 제일 말이 많았고, 실제로 두 번 취소했습니다. 두 번 취소하고 나서는 올라옵니다.
템플릿은 짧게 유지했습니다. 길면 아무도 안 씁니다.
## [회의명] YYYY-MM-DD HH:MM (30분)
**이 회의에서 결정할 것** (한 문장, 없으면 회의를 취소합니다)
-
**미리 읽을 것** (링크 1~2개, 3개 이상이면 회의가 아니라 문서 리뷰입니다)
-
**참석자와 이유**
- 이름 — 왜 이 사람이 필요한지 한 줄
**빈 칸: 참석자가 가져오는 안건**
-
-
마지막 항목이 의도적으로 비어 있는 칸입니다. 회의 시간의 절반 이상을 제 관심사가 아니라 팀원의 관심사로 채우려고 넣었습니다. 이 방향은 Rogelberg가 1:1 미팅에 관한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글에서 정리한 것과 같습니다. 매니저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라 상대가 중요하게 여기는 주제가 지배할 때 그 자리가 잘 굴러간다는 쪽입니다.
막힌 지점 — 다른 팀 캘린더는 제 것이 아니었습니다
여기까지가 잘된 이야기입니다. 안 된 것도 적겠습니다. 스펙 리뷰와 릴리스 점검은 다른 팀이 소유한 회의입니다. 제가 옮길 수 없습니다. 오전 10시 반 스펙 리뷰 하나가 남는 순간, 오전을 비운 효과의 절반이 사라집니다.
이 부분은 규칙으로 못 풀었고 부탁으로 풀었습니다. 스펙 리뷰를 여는 기획 쪽에 위의 표 하나만 보여 주고 "가능하면 오후로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전부 옮겨지지는 않았습니다. 지금도 주 1~2건은 오전에 남아 있습니다. 완전히 해결됐다고 쓸 수 없는 항목입니다.
| 바꾼 것 | 도입 시점 | 관찰된 변화 |
|---|---|---|
| QA 정기 회의를 오후로 이동 | 1주차 | 오전 회의가 팀 합계 주 12건에서 3건으로 줄었습니다. 남은 3건은 타 팀 소유입니다 |
| 종료 3분 전 알람과 마감 대사 | 3주차 | 뒤 회의가 밀려 시작이 늦어지는 일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
| 의제 24시간 전 배포, 없으면 취소 | 5주차 | 두 건을 실제로 취소했고 이후 미제출은 없습니다 |
| 회의록을 비참석자에게 공유 | 5주차 | "왜 나만 몰랐냐"는 이야기가 회고에서 다시 나오지 않았습니다 |
수치로 자랑할 만한 결과는 못 만들었습니다. 팀 생산성이 몇 퍼센트 올랐다고 쓸 근거가 저에게 없습니다. 관찰할 수 있었던 건 회고에서 나오는 불만의 종류가 바뀌었다는 정도입니다. 이전에는 "회의가 많다"였고 지금은 "타 팀 회의 시각을 못 옮긴다"입니다. 저는 이게 진전이라고 봅니다. 뒤쪽이 제가 다음에 할 일을 알려 주기 때문입니다.
4. 이름을 붙여 둔 함정 네 개
같은 실수를 다시 하지 않으려고 이름을 붙여 뒀습니다.
초대 인플레이션
"혹시 필요할까 봐" 넣는 참석자입니다. 넣는 쪽은 배려라고 생각하고, 들어간 쪽은 두 시간을 잃습니다. 저는 의제 템플릿의 "참석자와 이유" 칸으로 막았습니다. 한 줄을 못 쓰면 초대하지 않습니다.
리드 기분 전염
리뷰에서 읽고 가장 뜨끔했던 항목입니다. 리더의 기분이 참석자들의 집단 정서로 옮겨 간다는 연구가 인용돼 있었습니다. 저는 장애 대응이 끝난 날 오후에 회고를 잡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그날 제 기분이 최악이라는 걸 계산에 넣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장애 당일 회고를 잡지 않습니다.
침묵을 합의로 읽기
"이견 없으시면 이대로 가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3초 세고 넘어가는 습관입니다. 리뷰에는 침묵이 위계와 경직된 회의 규범 때문에 더 편하고 안전한 선택이 되는 경우가 정리돼 있었습니다. 저는 결론을 낼 때 침묵을 세지 않고, 대신 각자 한 줄씩 쓰게 하는 쪽으로 바꿨습니다. 조용한 사람의 의견이 여기서 처음 나온 적이 두 번 있습니다.
1:1을 회의 지식으로 덮기
이건 제가 하려다 멈춘 실수입니다. 규칙 세 개가 잘 돌아가니까 욕심이 생겨서, 위의 규칙들을 1:1에도 그대로 적용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1:1은 참가자가 둘인 자리라서 다인 회의 연구 결과가 그대로 옮겨지는지가 아직 열린 질문입니다. 1:1을 별도 주제로 다뤄야 한다고 제안한 Flinchum 등의 리뷰 논문은 1:1이 전체 회의의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는데도 실증 연구가 거의 없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미팅 과학 30년 리뷰도 1:1로의 전이 가능성을 앞으로 확인할 항목으로 남겨 뒀습니다.
그래서 1:1에는 배치와 정시 종료만 적용하고, "의제 없으면 취소"는 넣지 않았습니다. 의제가 없는 1:1이 필요한 날도 있다고 봤습니다. 할 말이 없어서 취소된 1:1은, 실은 할 말이 있는데 꺼내기가 어려운 자리였을 수도 있습니다. 다인 회의에서 의제가 없다는 것은 목적이 없다는 신호지만, 둘만 있는 자리에서는 다른 뜻일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차이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규칙을 늘리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고 봅니다.
| 함정 | 어떻게 나타나는가 | 막는 방법 |
|---|---|---|
| 초대 인플레이션 | 참석자 목록이 스프린트마다 늘어남 | 초대 이유를 한 줄로 못 쓰면 초대하지 않음 |
| 리드 기분 전염 | 리드가 지친 날 잡은 회의가 유독 무거움 | 장애·사고 당일에는 회고·평가 회의를 잡지 않음 |
| 침묵을 합의로 읽기 | 결론 후 반대 의견이 뒤늦게 슬랙으로 옴 | 침묵을 세지 않고 각자 한 줄 쓰기로 대체 |
| 1:1을 회의 지식으로 덮기 | 다인 회의 규칙을 1:1에 그대로 적용 | 배치·정시 종료만 적용, 의제 강제는 제외 |
5. 도입 난이도와 유지 비용을 정리하면
QA 4~6명 규모에서 실제로 든 비용입니다. 제 팀 기준이므로 그대로 옮길 수는 없습니다.
| 항목 | 도입 난이도 | 유지 비용 | 학습곡선 |
|---|---|---|---|
| 2주치 캘린더 인벤토리 | 낮음. 사람이 손으로 옮기면 됩니다 | 분기 1회, 1~2시간 | 없음 |
| 회의를 한 블록으로 모으기 | 중간. 내 소유 회의만 가능 | 낮음. 한 번 옮기면 유지됨 | 없음 |
| 정시 종료 | 낮아 보이지만 실제로 가장 어려움 | 매 회의. 리드의 주의가 계속 필요 | 2~3주. 말을 끊는 연습입니다 |
| 의제 24시간 전 배포 | 중간. 취소를 실제로 해야 규칙이 섭니다 | 낮음. 습관이 되면 사라짐 | 1~2주 |
| 타 팀 회의 시각 조정 | 높음. 권한 밖입니다 | 계속. 사람이 바뀌면 다시 부탁해야 합니다 | 해당 없음 |
표를 보면 도입 난이도와 유지 비용이 반대로 움직이는 항목이 있습니다. 배치는 옮기기가 번거롭지만 한 번 하면 끝이고, 정시 종료는 준비할 것이 없는데 매번 값을 치릅니다. 저는 도입 난이도만 보고 순서를 정했다가 이걸 거꾸로 골랐습니다.
가장 비싼 것은 정시 종료였습니다. 도구도 규칙도 필요 없는데, 리드가 매 회의 주의를 써야 합니다. 반대로 가장 싼 것은 배치였습니다. 한 번 옮기면 유지 비용이 거의 없습니다. 순서를 다시 정한다면 저는 배치부터 하고 정시 종료를 나중에 넣겠습니다.
6. 권할 만한 경우와 권하지 않는 경우
| 상황 | 판단 |
|---|---|
| 팀원이 "집중할 시간이 없다"고 말하는데 회의 총량은 많지 않은 경우 | 권합니다. 배치 문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 회의 개수를 줄이려다 지울 것을 못 찾은 경우 | 권합니다. 이 글이 그 상태에서 출발했습니다 |
| 복잡한 설계·분석 작업이 많은 팀 | 권합니다. 과업이 복잡할 때 분산의 영향이 더 크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
| 회의 대부분을 타 팀이 소유한 경우 | 절반만 권합니다. 내 소유 회의만 옮기고 나머지는 부탁으로 풀어야 합니다 |
| 회의 자체가 정말 과도한 경우(하루 5시간 이상) | 권하지 않습니다. 배치보다 총량을 먼저 줄여야 합니다 |
| 팀이 3명 이하이고 회의가 데일리뿐인 경우 | 권하지 않습니다. 고칠 배치가 없습니다 |
| 조직 개편이나 인원 변동이 진행 중인 경우 | 권하지 않습니다. 캘린더가 매주 바뀌면 측정이 안 됩니다 |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회의를 지우는 일은 대체로 남의 필요를 지우는 일이라 잘 안 됩니다. 반면 같은 회의를 다른 시각에 놓는 일은 아무도 잃지 않습니다. 저는 이 순서를 뒤늦게 알았고, 그래서 2주를 낭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내일 바로 해 볼 수 있는 것만 남기겠습니다.
[회의 배치 점검 — 30분 체크리스트]
□ 팀원 한 명의 지난 1주 캘린더를 골라 시작·종료 시각만 적는다
□ 회의 사이의 빈 구간을 분 단위로 적는다
□ 50분 이상인 빈 구간이 하루에 몇 개인지 센다
□ 그중 가장 긴 것이 몇 분인지 적는다
□ 내가 옮길 수 있는 회의에 표시한다 (내가 만든 회의만)
□ 표시한 회의를 하루의 한쪽 끝으로 몰아 본 가상 일정을 만든다
□ 최장 빈 구간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비교한다
□ 늘어난 분 수가 60분 미만이면 배치 문제가 아니다 — 총량이나 회의 품질을 본다
□ 60분 이상이면 다음 스프린트부터 실제로 옮긴다
□ 옮긴 뒤 2주 후 회고에서 "집중 시간"에 대한 언급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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